지난 목요일(11.26) 다세 수강생들은 뜻밖의 손님을 맞았습니다. 올해 이대생으로 유일하게(아니, 경제과출신으로 처음? 이대생으로 5년만에?)  한국은행에 합격한 05학번 경제학과 박해랑군이 강의 시작에 앞서 자신의 경험, 공부방법을 말해줬습니다.

이날 한국은행 발표를 듣고 해랑이가 저에게 자랑하러 왔다가 수업시간에 잡혀 들어간 것입니다. 소위 신의 직장이라는 금융공기업에 본교 경제학 출신이 유난히 약했습니다. 몇 년 전 제 밑에서 공부했던 임윤영군이 금융감독원에 간 것이 유일한 성공이었습니다. 이번에 1학년때 부터제가 지도해온 해랑이가 한은에 가게 되어 기분이 좋습니다

[한 오년 전, 제가 당시 한은총재와 밥을 먹는데, 한은 총재가 이번에 이대생이 하나 들어 온다 하더군요. 제가 신이나 우리 경제과생들이 얼마나 똑똑한지...설명하는데, 이분 왈 "경영학과 학생이던데..." 그때 느꼈던 수모란! 이후, 제가 직접 한 놈 길러 보내마 다짐했는데 이번에 해랑이가 해냈습니다. 앞으로는 일년에 2~3명씩은 가겠지요.]

실제, 한은이나 금감원이 뭐 대단한 직장도 아니고 못 갈 곳도 아닌데 이대생들이 유난히 취약했습니다. 사시와 같이 학교가 체계적으로 지원해주지 않는 탓을 할 수 있겠지만, 이 정도 직장에 무슨  별도 지원이 필요합니까. 이날 해랑이가 왜 이대생이 약한지 이런 저럴 얘기를 했지만, 한 마디로 경제학 공부가 부족한 것이라고 요약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국제 분야 경험을 말할 때 우리 학생들이 공감하고 웃었습니다. 웃고 넘어갈 일인지요. 미시도 마찬가지고. 제가 오죽 답답하면 인근 서강고등학교는 고등학교인데도 우리보다 CORE과목을 더 많이 배운다 했겠습니까 . 지난 학기 재정학 강의할 때 하도 답답해 미시 보강을 두 번이나 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한국은행, 금감원? 가지 힘든 직장아닙니다. 일단 경제학 기초를 제대로 한뒤 해랑이처럼 한 7~8개월 집중해 스터디 팀도 하고, 문제풀이도 하면 됩니다.

조만간, 대학사계에 고시나 이런 전문직 공부에 관한 글을 올릴 생각입니다. 아울러, 해랑이와 윤영이에게 부탁해 한은/금감원 공부 방식에 관한 특집 글을 올리겠습니다. 여러분들의 원하시면 한번 방학 중 KCEF 특강을 할 수도 있고. 이때 각종 자료 전수도 시키고.

이 친구들 모두 여러분과 비슷한 학생들입니다. 착실? 무조건 All A?  절대 아닙니다. 실제로는 말도 잘 안 듣고, 제 고집 세고...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합니다. 정말 해야 하겠다 생각하는 것은 열심히들 합니다. 제 말을 잘 안 듣지만, 그래도 가끔 못 이기는 척 하며 따라 하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흠, 윤영이는 그래도 해랑이 보다는 착했지요.(특히, 해랑이는 주변에 별로 안 좋은 선배들과 어울려 다니며 나쁜 물이 많이 들었습니다. 이 친구들 나도 가끔 괴롭혔는데...나중 보니 모두들 좋은 직장 다니더군요...역시 인생의 성공은 학점과 무관하다니까. ) 

오늘은 일단 이렇게 반가운 소식을 전하고, 언제 이 두 학생 특집 기사를 싣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