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여 걱정하신 분들이 있을까 하여 ^^ 소식을 전합니다.
전 무사하구요.....

오늘 아침 수업이 있어서 학교 가는 길에 제 머리 위로 비행기가 날라가서 월드 트레이드 센터를 박는 것을 두 눈으로 목격하였습니다...
정말 너무 기가 막혀서.. 어쩔 수없이 교실에 들어갔는데
교수님께서 안 오셨더라구요..
교실서 뉴스를 보다가 결국엔 다들 나와서 난리법석....
한참 있다가 건물 무너지는 것도 봤는데
제 주변에 있던 미국 애들은 다들 소리지르면서 울었어요.
저희 학교서 거기까지 걸어서 5~10분 거리..정말 가깝거든요
외국인인 저로서도 정말 기분이 이상하던데 얘네들은 오죽하겠어요...

일단 수업은 취소되었구 맨하탄 아랫쪽 기숙사 애들은
다 학교 체육관으로 대피시켜서 지금 연대에서 온 친구가
우리 방에 와있습니다.
지금 조금이라도 북쪽에 있는 기숙사에 친구 있으면 다들
그 쪽으로 가서 자라고 그러고
원래 기숙사에 손님이 동시에 2명 이상은 못 받게 되어있는데
오늘은 무한정 받으라고 하네요..

주변 가게들은 "national emergency"라는 간판을 달고
다 문 닫았고, 길들도 앰뷸런스와 nypd들을 위해서 통제하고 있어요.
제 룸메이트는 형부가 무역센터에서 일하셔서 한동안 난리법석을 떨다가 겨우내 안전하다는 소식 듣고 언니 집으로 갔구,
아무튼 소동은 좀 가라앉은 듯해요..
전 학교로부터 걸어서 약 20분 거리인 북쪽에 살아서 다행히 무사귀환했어요.
지하철도, 버스도, 전화도, 핸드폰도 다 사용이 불가능해서 여긴 통근하는 사람이 많은 곳인데... 사람들이 길거리에서 어딜 가야할지 몰라서 다들 방황하고 있었답니다..
정말 인디펜던스 데이의 한 장면에 제가 엑스트라로 서 있는 느낌이 들었어요...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비열하게 여객기를 그렇게 사용해서 테러를 일으키다니...
소방관만 200명도 넘게 죽었다고 해요.
길에서는 nyu 병원 학생들이 헌혈하라고 그러고... 정말 그야말로 chaos네요.

의외로 침착하게 모든 걸 진행시키고 있다는 게 신기해요.
한 시간에 한 번씩 기숙사 층마다 있는 일명 'floor 짱'이 nyu 학생들을 위해서 학교 측에서 업데이트한 정보나 지침서를
방마다 가져다 주고 있어요.
게다가 구호식품까지 주고요...
사건이 일어난 즉시 학교에선 counseling하는 자리가
여러군데 생겼구요..
저 같으면 가족이나 누군가를 잃었을 때 상담할 정신이 없을 듯하지만,
여기 사람들은 워낙 상담을 중요시 여겨서 그런지 기숙사에도
상담할 수 있는 장소가 다 임시로 생겼어요.

모든 게 꿈만 같아요..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조차 모르겠어요..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는지...
원래 오늘 social security card 때문에 무역센터 바로 옆에 있는
city hall에서 약속이 있었는데 수업 때문에 그냥 약속을 바로 전에 깼었거든요.
정말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안 그랬음..

더이상 인명피해가 없음 좋으련만..
전 이만 자러 가야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