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문제는 늘 어렵습니다. 누군가 내 재산을 강제로 가져간다는 것은 달갑지 않지요. 그것이 강도건 국가건.

 

1:99 -- 우리나라만이 문제는 아니지요. Occupy Wall Street 에서도 보았지요. 더구나 올해 우리나라는 선거가 있는 해라 "복지"에 대한 말이 많고, 부자들에 대한 과세를 입에 달고 다니는 로빈 후드 들이 한둘이 아니지요.

 

이번 봄 학기, 첫 현실경제 세미나 주제는 부유세로 잡았습니다. 시간은 금(3/16) 530-730 예상입니다. 장소는 잡히는데로 공지합니다. 어떤 문제를 생각해볼지에 대한 Note 및 자료는 이번 주 중에 준비해 DOS란에 실어 놓겠습니다. 언론기고에 있는 제 복지 글도 한번 읽어보면 좋습니다.

 

막연히 언론에 떠다니는 이런 저런 생각을 나열하고 정리하기 보다, 좀더 근본적으로 세금의 정치경제학, 복지 문제, 우리나라 조세제도 등을 생각해보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물론, 수업 때와는 달리 제 비판적(toward 찬반론자 모두--물론 건설적 비판) 논지를 편하게 들을 수 있는(듣고 질문으로 도전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저는, 우리나라 부자들이 세금을 더 낼 여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 정치권에서 떠도는 방식은 좀 아니라고 봅니다. 꼭 그 내용 하나 하나가 문제라기 보다는. 왜 그런 세금을 제안하는지, 그 효과(정/부)는 무엇인지가 분명치 않아 그렇습니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남의 재산을 떼다 쓰겠다는 자들이 하나 같이 '철학'이 없어 보인다는 점이 제일 걸리구요. 지들이 우리에게 뭘 맡겨 놨습니까. 오해 없으시길. 제 소득 100에서 20가져가겠다는 자나 40가져가겠다는 자나, 좀 확실하게 그 돈을 어떻게, 어디에 써서 날 행복하게 해줄지 분명했으면 좋겠다는 말입니다. 즉, 진보나 보수 차원 문제가 아니라는 말입니다.

 

그럼 제 생각은 어떻냐구요?  예를 들면...  비싸야 잘 팔리는 수백만원 짜리 명품백! 세금 캭 매겨도 된다 생각합니다. 안팔린다고? 천만에 세금이 붙어 더 비싸지면 특수계층 소비자는 더 신나서 사려고 들테도(가격에 대한 수요탄력성 부호가 양인 집단), 정부는 세금 걷으니 좋고....농담이 지나치다 구요? 글쎄요...저는 지금 주류 정당들의 공약도 웃기는 것은 마찬가지라 생각하는데. 아니, 기왕 한표 구걸하려면, "이건희 특별세" 만들어서 이건희 2012년 소득만 한시적으로 50% 세금 매긴다고 왜 못합니까?  물론 동명이인 이건희들이 화를 내겠지만.

 

사실 세금 문제는 경제논리 못지 않게 이념/철학에 근거한 가치판단이 작용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누구나 만족시킬 해답이 없기 쉽지요. 이럴 수록 최대한 게임의 룰은 공정해야 겠지요.

 

아, 최근에는 알만한 학자들이 소득세 최고세율을 75%로 올리는 것이 적정하다는 논문을 내기도 했습니다 (노벨 수상자임). 75%?  어이없다구요.

사실 1970년대 까지 대다수 국가의 최고세율은 70% 였습니다.  그게 좋다는 것이 아니라 전혀 현실성 없는 얘기가 아니라는 말이지요. 아무튼 뷰유세를 중심으로 우리나라 조세제도에 대한 이런 저런 생각을 나누어 봅시다.

 

어쨌거나, DOS 세미나는 깔끔한 특강이라기 주어진 주제를 편하게, 비공식적으로 따져보고, 공부하고, 질문하는 모임이므로 1학년 부터 고 학년까지 누구나 청중이 될 수 있습니다. 제가 강의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배우는 것으므로 기왕 오실 거면 한번 이런 저런 글도 찾아보고 (많습니다), 궁금한 질문도 지참해 오면 더 많이 배울 수 있을 것입니다. 뭐, 어차피 금요일 저녁 시간에 우리와 함께할 사람이 많지는 않을 것이므로 우리 팀은 그냥 우리 평소 주말에 공부하듯 적당히 준비해 나타날 것입니다.  

 

(다음 세미나는 "우리나라 산업구조" 라는 주제로 3/30일에 있을 예정입니다. 수출-내수, 제조-서비스, 대기업 -중소기업 문제, 환율문제 등 경제구조에 관한 포괄적인 논의를 생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