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59번 질문도 있고, 같은 언론사가 다른 언론사를 평가하는 자리를 만드는 "용기'가 가상하기도해 오늘 솔직히 오랬만에 이런 긴 토론을 처음부터 끝가지 봤습니다. 이것 저것 느낀 것이 많지만, 몇가지 일차적 소감만 적습니다...잊어 버리기 전에.

1. 얼마전 MBC 뉴스가 KBS에 비해 시청률이 많이 떨어진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사실 저는 KBS가 주는 공영방송 뉘앙스가 싫어 MBC뉴스를 주로 봅니다)..드라마 탓이라기에는 시청률이 너무 떨어지는 상황이고...MBC노조에서도 "보도의 질"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크다는 기사도 읽었습니다.

이제 왜 나 같이 멍청한 사람을 뺀 많은 시청자들이 MBC보도 프로그램을 외면하는 지 알 것 같습니다. 한마디로 매우 실망스러운 토론 이었습니다. 사회자나 제작진에게 화살을 돌릴 사람도 있겠지만, 토론의 본질은 토론자의 자질과 직결됩니다.

(The Ugly Part)

1. 토론자로 나온 여자교수분, 토론 상대자와 시청자를 도대체 뭘로 보는지.. 사석에서 술마시며 떠드는 것과, 공개석상에서 논리로 대결하는 자리는 다릅니다. 토론의 최소한의 예의는 갖추어야 되는 것이 아닌지요. 차라리, 화가 나면 언성을 높이고 얼굴을 붉히세요..그게 뭡니까 쉴새 없이 끼어들고.. 무슨 시장바닥에서 삿대질하며 싸우는 자리도 아니고....시청자들이 "바보"들인 줄 아는지.
(이런 것도 제지 할 줄 모르는 사회자도 답답하고)

2. 차마 거론 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 이유는 토론을 보신분은 아실 것입니다...) 토론자 중 한 분이 전두환시절을 미화하고....박정희-전두환의 "폭력정치" 는 당연한 역사의 귀결인 것처럼 말하는 것을 보고 슬펐습니다...이념으로서의 "보수"를 가장 넉넉하게 해석하고 싶어도...이런식의 발언들..정말 그렇더군요. 아마 방송을 보던 보수적인 지식인들 조차 몹시 당황했으리라 믿습니다.

3. 마지막 방청석 질문에 나선 앤티조선편의 젊은 친구...견해가 못마땅하더라도 토론 나온 노변호사를 "능멸" 하는 인신공격을 했습니다...한마디로 불쌍했습니다. 그런 친구도 자식이라고 등록금 쥐어 학교 보냈을 부모가.

(The Best Part)

1. 위의 3번 질문과 관련된..노 변호사의 점잖은 답변 ".....아무게가 말하기를 사람이 논리에 궁하면 인신공격을 한다" ..놀라웠습니다. 아마 저 같았으면, 얼굴이 뻘게져서 책상을 주먹으로 치고 벌떡 일어나 노려보고 한마디 했을 것입니다..생방이지만 즉석에서 뒤집어업고 사회자와 MBC측에 항의를 했을 것입니다....그 노변호사의 견해에 대한 저의 입장과 관계없이, 숱한 삿대질과 찌르기에도 흥분하지 않고 자기 의견개진에만 충실한 그 분의 태도에 존경심을 느꼈습니다.

정말...가끔 피가 쉽게 더워지는 저로서는..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2. 2시간 가까운 시간동안 논쟁 같지도 않은 논쟁을 보고 있으려니 화가 치밀었습니다....그런데, 뜻밖에 앤티조선쪽의 젊은 방청객 하나가 2-3분에 걸쳐 침착하게 자기 견해를 두가지 얘기 했습니다....저는 이 사람의 견해가 밤새도록 엔티조선 교수 두사람이 내세운 그 어떤 논리(?) 보다 설득력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1) 조선일보는 보수주의가 아니다. 수시로 논조를 바꾼다. (뒤에 제 방식으로 다시 해석합니다)

(2) 조선일보의 독단을 경계한다. 즉, "나만이 할 수 있다" 는 일등신문이라는 자만... (이것도..)

제가 얼마나 이 견해에 동의하는 지는 모르지만,그래도 가장 주장 다운 주장이었습니다.

(저의 짧은 견해)

제가 게시판 아래에 질문했던 분(59번)에 대해 답변아닌 잡상을 얘기 했을 때, 사실 행간에는 제 견해가 이미 대부분 들어가 있었습니다. 기왕 얘기가 나왔으니 좀더 자세히 말하지요.

1. 소위 "순발력" 이라는 나의 표현이 있었습니다. 위에 언급한 젊은 방청객의 첫번째 의견과 다소 유사한 입장입니다.. 같지는 않지만...

저는 한국사회에서 보수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을 신뢰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가지고 있습니다...이념으로서의 보수가 아니라 "자기가 가진 기득권을 지키는 (때로는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행위" 를 보수라고 가장하는 경우가 너무나 많은 사회가 아닌지요. 신문? 정당? 조선일보건 다른 신문이건 뭐가 그리 다른지요. [대학사계: 몇년전에 쓴 "비자금과 간큰남자" 에서 제가 신문을 일곱게 본다는 얘기가 나옵니다...거기에서 우리나라 언론에 대한 저의 실망감을 표현한바 있습니다.]

진정한 이데올리기적 측면의 보수라면 매도할 수 없습니다. 엔티조선이 그런 취지라면 시민운동이라고 부를 자격조차 없습니다...

...당연히 그렇지 않겠지요. 그런데 왜 토론자 2명이 2시간 내내 말하는 내용에서는 왜 그런 설득을 당하지 못하다 뒤늦게..젊은 방청객의 한마디에 제가 무릎을 치며 '그러면 그렇지" 하게됐는지...딱하기 그지없었습니다...왜 제가 MBC에 실망했는지 아시겠지요.

그렇다면, 문제는 조선일보의 "보수"에 대한 규명입니다. 저도 한때는 이것을 쉽게 생각했습니다. 온건한 진보주의자인 저는 보수이념 자체가 싫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59번에 대한 답변에서 말했듯이 어느 자리에서 최장집사건에 대한 조선일보의 보도를 비판하다(저는 이점에 대해서는 여전히 조선일보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최장집씨에 대한 개인적 평가와 무관하게)가 보수경향의 사람들에게 반박을 들은뒤 지식인의 자만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하게 됬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저도 이전에는 조선일보에 비판적인 발언을 적지 않게 했습니다 (심지어는 수업시간과 같은 공개석상에서까지). 대체로 5공시절의 일화...이승만이 왜 우리가 세워야 하는 인물인가...역사의 진실을 어떻게 일개 신문이 특집으로 규정할 수 있는가 등등을 예로 들면서..

그러나, 지금은 공적인 자리에서는 이런 비판을 자제합니다. 챙피하지만 한마디로 제가 잘 모르겠기 때문입니다.
오늘 토론에 나와 기세 당당하게 이념을 얘기하고 상대방을 "정의(define)" 하는 일부 토론자들이 놀랍고 부러울 따름입니다.

우선 다른 것 다 떠나 조선일보가 "이념적인 측면에서만 보았을때" 보수를 지향하는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적어도 다른 신문과 비교했을때는...이것 자체는 하등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앤티조선운동과 관련하여 저에게 어필하는 대목은 조선일보가 시세에 맞추어 논조를 바꾼다는 주장입니다...왜냐하면 이 주장은 제가 소위 "순발력" 이라고 불렀던 부분과 상통하기 때문입니다....보수라고 하긴 하지만 이념적인 것보다 "기득권을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지키는 행위" 를 보수라고 치장하는 것이 아닌가에 대한 의심이 있을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이 대목에서 따져야 할 것은 ...다른 신문은 뭐가 그리 다른가의 문제입니다. 토론자들이 다른 일부 신문과 조선과의 기사를 비교한 스크랩을 가지고 나온 것을 보았는데 그런 것은 설득력이 없습니다...오보니 뭐니 얘기하지만..다른 신문은 오보 안합니까..그 자체로는 먹히기 힘든 논리입니다. 날조라는 표현을 쓰던데 (순진하고 온순한 저로서는 솔직히 토론자들의 언어의 과격함에 당황했습니다)..그런 심각한 표현을 쓰려면, 대등한 신뢰도를 가지는 증거가 제시되야 합니다.

예컨대, 전두환정권때 조선일보 매출이 몇백프로 늘었다는 것을 증거로 내세우는것은 순진한 논리입니다. 우선, 다른 신문에 비해 조선일보가 얼마나 더 매출이 신장했는지 비교해서 보여주어야 하고, 나아가 조선일보 매출신장 중 어느 부분이 정권의 비호 몫이고, 어느 부분이 자체 노력인지 구분하지 못한 상태에서 그런 단순 절대 수치는 의미가 없습니다 (이런 기초는 제가 대학1학년이 듣는 경제원론 시간에 통계를 어떻게 보느냐에서 가르치는 대목입니다).

객관적 통계사용에 자신이 없으면..차라리, 중앙일보에 대한 삼성의 영향력...현 정부들어와 어용신문 소리를 듣는 신문들에 대한 설명...정부에 재정적으로 기대어 사는 신문들...이런 것들을 모두 거명하고...그런데도 그 중 조선일보가 유난히 차별화되는 점을 부각했으면 좀더 설득력이 있었을 것입니다.

아무튼 이문제는 저에게도 좀더 생각할 거리로 남겨 두겠습니다. 사실 짧은 시간에 앤티조선 사람들이 충분히 증거를 제시할 시간이 없다고 얘기할 수도 있고...또 오늘 나온 분들이 이 운동의 입장과 논리를 제대로 대변하는데 실패했을 가능성도 있으니까요...저 자신 잘 모르면서 함부로 "남을 정의하지 않아야 한다" 고 봅니다...여기서는 순전히 토론을 근거로 한 제 느낌과, 평소의 제 생각만 몇 자 적는 것입니다. 좀더 다른 정보를 접하면 제 생각이 바뀔 수도 있겠지요..

2. 제가 이 시점에서 조선일보에 대해 가장 우려하는 점은 이 신문에서 "재벌" 의 경우와 같은 불공정 행위가 나올 우려가 있다는 점입니다. 아무리 중소기업이 잘해도 재벌이 이들을 삼키고 자신의 이득을 챙길 수 있듯이...조선일보도 자신들의 견해를 소비자에게 부당한 방식으로 강요할 "힘"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토론이 코메디 였던 또 다른 이유는, 토론의 소주제였던 "소비자운동" 에 대해 단 한마디도 제대로된 설명이 없었다는 점입니다. 소비자불매운동이니 하는 경제논리를 말하니..경제학자인 제가 한마디 안할 수 없군요.

흠.. 재벌의 제품을 소비자가 집단으로 "거부할" 명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예컨대, 삼성이 불공정한 방식으로 시장을 지배한다면 당장 삼성TV가 제일 좋은 제품이라고 인식되어있더라도, 시민이 힘을 합쳐 불매운동 할 수 있습니다...당장 조선일보가 읽기 좋은 제품이라도 이 신문이 "재벌"의 힘을 이용해 불공정거래를 했다는 명백한 증거가 있다면 "시민운동"이 가능하다고 저는 봅니다...(흠, 경제학자의 단순한 논리라구요? 경제학은 철학과 사상의 학문입니다.)

그렇다면, 엔티조선의 이론가들은 감정에 치우치지 말고시민들의 사회후생을 해칠정도로 조선일보가 "독점력'을 가지고 있고 그 것을 잘못 행사했는지를 입증해야 합니다... 논리적으로 이 점은 조선일보를 공격하는 사람들에게 입증책임이 있습니다...(즉, Benefit of doubt를 조선일보가 가지게 된다는 말입니다)

조선에 우호적인 노변호사(Best debater 였습니다)가 시민사회의 다양성을 말했습니다. 맞는 얘기입니다. 이것은 시장경제에서 누구나 자신을 위해 열심히 일할때 최선의 자원배분이 된다는 아담 스미스의 논리와 유사한 것입니다....그러나 이 논리에는 허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신자유주의/시장경제 논리는 "독과점" 과 같은 시장의 실패가 없는 경우에만 적용이 되는 것입니다. 예컨대, 우리 나라처럼 재벌공화국에서 "이제 우리 자유경쟁해보자" 하면 살아날 중소기업이 몇이나 되겠습니까. 결국은 사회후생을 해치는 결과가 되겠지요.

만일 조선일보의 "독단"을 위험하게 느낀다면..많은 시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증거가 모여진다면..얘기는 다릅니다.

엔티조선을 하는 사람들의 현재 심정은 이해하지만..조선일보의 독점력에 대한 증거와 이것의 남용에 대한 확신을 일번 시민에게 심어주는 것이 이 운동 성공의 관건이라 봅니다. 몇가지 사례를 들고 주장을 편다는 식으로 일반 시청자에게 인식이 된다면 정말 곤란하지요. (이런 관점에서 이번 토론은 앤티조선 팀에 플러스만은 아니었다고 봅니다...하긴, 보수진영 사람들의 발언도 만만치 않았지만...흑..한숨소리.)

특히, 통일을 저해한다는 식의 주장은 정말 유감스럽습니다...통일을 반대하는 국민은 드물지만 현 정부의 대북자세를 비판하는 조선일보의 논조 그 자체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 (즉, 이념으로서의 보수 측면)을 겸허하게 받아들일 줄도 알아야 합니다. (솔직히, 저는 최근 남북문제와 경제문제에 관한 조선의 입장은 충분히 용인될 범주에 속한다고 봅니다...신문이 사설에서 그정도 얘기해도 되는 것입니다...워싱턴 포스트? 뉴욕 타임즈...분명히 제주장을 폅니다. 물론 이런 일류 신문은 일반 기사에도 최대한 공정성을 펴기 때문에, 자기 주장을 사설에서 펴는 것이 떴떴하겟지만..)

법은 정의를 논하는 규칙입니다. 누가 고발/고소를 하면 그 사람이 입증책임을 지는 법입니다. 정확한 증거가 없기 까지 피고는 무죄입니다 ("innocent until proven guilty"). 제가 여름동안 해외에 가있어서 이런 운동이 있다는 것도 최근 알았습니다. 그러나 조선과 관련된 논쟁은 결코 최근 일이 아닙니다... 나만 조선문제를 알고,너는 잘 모르는 것 같으니 아르켜 주마..너도 날 따라해 하는 식으로 말하는 것은 곤란합니다.

솔직히, 아래 '저보고 조선일보'에 쓰지 말아달라고 애교있게 말했던 분이 학생만 아니었다면 매우 불쾌했을 것입니다...그러나 학생의 경우..아무 이유, 조건 없이 저에게 그렇게 부탁할 수 있습니다. 배우는 관계에 있는데 무슨 논리와 대립이 필요합니까.

...그러나, "기고"에 관한 제입장은 분명히 다시 밝히겠습니다. 저는 적어도 지금 현재로는 "조선일보" 에 독립적인 제 기사를 쓰는 것이 "동아일보"에 쓰는 것보다 부끄럽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 말은 조선과 동아에 대한 저의 평가가 같다는 것이 아닙니다. 제 이름을 걸고 쓰는 컬럼을 못 실을 정도로 조선이 형편없는 쓰레기 신문이지 아직 확신이 서지 않는다는 애기 입니다.

특히, 조선이 보수니 진보니 하는 것은 전혀 고려하지 않습니다. 진보적인 학자가 New York Times에 쓸때도 있고 Wall Stree Journal에 쓸때도 있습니다. 광범위한 독자층을 가진 이 두 신문에 글을 쓰는 것은 그 만큼 자신의 생각을 널리 알릴 기회가 되는 것입니다.

솔직히, 동기가 뭐건 요즘...정국과 경제가 돌아가는 꼴을 그래도 "독립적으로" 비판하는 신문을 몇 개 꼽으라면 여러분을 어떤 신문들을 꼽습니까...아무리 경제적으러 힘들더랃도 정권에 빌 붙어 돈이나 얻어쓰는 신문들이 어떻게 제 할말을 합니까.

그것이 조선이건 동아건 중앙이건....이념적인 보수를 떠나 "참을 수 없는 수구세력" 나아가 이 땅의 사회후생을 저해하는 "독점이익집단' 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되면 당연히 그 신문에는 기고를 하지 않아야 겠지요

...그러나, 미안한 말씀이지만..그런식으로 따지면 과연 이땅에 "우리 신문은 떴떴하니 마음놓고 쓰십시오" 라고 말할 신문이 몇이냐 있는지 정말 궁금합니다..누가 알면 알려 주십시오...

이제 다른 애기 좀 합시다...제가 왜 현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면서도 김대중씨에게는 애정어린 표현을 감추지 않는지 많은 학생들이 의아해 하는 것 저도 압니다.

오늘 토론을 보고 문득 옛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동아일보백지광고"...제가 중학교/고등학교 시절?..뭘 모르는 어린 나이었지만 저에게는 신문다운 신문을 본 가장 뇌리에 밖혀있는 기억입니다.

군사정권의 횡포로 언론사가 문을 닫던 시절..저가 애청했던 라디오 방송이던 동아방송의 낮익은 목소리..여자 아나운서가 마지막 방송을 하며 울먹였을때...저도 눈물이 났습니다. (성이 한씨 던가...)

앤티 조선..저는 이런 운동 가능하다고 봅니다...그러나 자신들의 입장을 "국민의 목소리" 라고 주장하기 위해서는 행동에 앞서기 전에 신빙성있는 증거에 근거한 체계적인 논리정립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제가 유학시절 메사츄세츠주정부가 일방적으로 싯벨트를 의무화 했습니다....진보적 색채의 이 주 주민들 투표를 통해 이 조례를 취소시켰습니다...주 정부 너희들이 뭔데...멋대로 우리의 "자유로운 선택권"을 부인하느냐고...몇년후..싯벨트 사용이 교통사고 치사율을 줄인다는 통계가 쌓여간 뒤...이 주에도 싯벨트 의무화가 정착되었습니다)

경제가 엉망이던 며칠전..젊은 중앙일보 기자가 취재차 제방에 왔었습니다. 제가 짖궂게 삼성문제를 들먹였습니다....그랬더니, 이 친구 "요즘은 우리들은 맴이 편해요...계열분리를 해서...오히려 요즘은 동아일보 기자들이 찝찝해 해요..괜히 삼성얘기 잘못쓰면 삼성-동아 사돈관계 때문이라고 오해받을까봐..."

하하..농담이었다고 웃고 말았습니다. 재벌 신문이면 어떻냐고...당신은 기자로서 "사회의 파수꾼" 역할에 충실하면 된다고...할말은 하고..그래도 제약받으면 사표내고 나가면 된다고...

( 정부들어 초기에는 좋았지만 지난 1년여...국민 후생을 생각하는 제대로된 장관들이었다면 쫒겨나더라도..대통령에게 직언을 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요..)

귀국후 이전 및 현 정부의 경제정책상의 문제점을 자주 지적해온 저로서는 아까 그 기자에게 해준 충고를 저에게도 똑 같이 적용합니다...정부 눈치나 슬슬 보며 글 가려 쓰는 신문보다..비판적인 학자들의 견해도 싫을 수 있는 "여력" 이 있는 신문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요


그것이 어디이건간에.. 한 번 다른 신문도 따져 봅시다.
동아일보? 흠, 정권초와 지금으이 논조를 한번 비교해 보셨는지요...

중앙일보..삼성에서 완전히 독립했다구요? 지나가는 개가 웃겠습니다...

그런데 제가 왜 중앙일보 왈순아지매와 김상택 만화를 좋아하는 지 아십니까...좋건 싫건 이 양반들은 사장도 못말리는 똥고집들이니까.

..흠, 비판이 있어야지요. 그래야 열린 사회가 아니겠습니까..그러나 비방은 하지 말아야지요. 더더구나 공영방송의 토론 프로그램에서. 너희들 정권의 앞잽이냐 하는 사람이나 거기에 토라져 너는 그럼 조선일보 앞잽이 아니냐 하는 사람이나..이런 수준의 사람들은 부르지를 말아야지요..

언론의 힘..중요한 주제입니다. 그러나, 길게는 지난 1년, 짧게는 지난 한 주 아마 가장 일관성있게 정부의 정책실패를 거론하며 "정책도 실수가 있을 수 있다. 솔직히 정부 잘못을 시인하고 새롭게 시작해라...그래야 정부의 신뢰가 회복된다.." 라고 외쳤던 사람의 한명인 저로서는 어제께 김대통령이 충북도청 순시자리를 빌어 "정책실패를" 시인한 것을 보고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도 김대중씨다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쑈라고 부를 사람도 있겠지만...이정도 시인을 한다는 사실 자체...여러분! 대단한 일입니다...박정희-전두환 시절을 겪었던 사람들에게는...

우리, 너무 비관적으로 부정적으로만 남을 보지 맙시다.
저도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것이지 공무원이나 정권을 욕하는 것 아닙니다....

며칠전 동아일보 시론에 이름이 널리 알려진 어느 경제학자가 경제정책을 비판하며 "..이 정권에는 호남사람이 너무 많다..." 라는 표현을 쓴 것을 보고 씁쓸했습니다. 그런 얘기는 닭갈비 집에서 하는 것입니다.

...금감위 비상임위원이며 재벌사외이사하다 그만둔 사람들..차라리 "잘 몰랐었다..뒤 늦게라도 오해의 소지가 없게 그만둔다" 라고 했으면 누가 뭐랍니까...한다는 애기들이 "내가 사외이사 있는 회사에 관한 결정할때는 자리를 비켜줬다' 라고 강변을 합디다...주식투자하는 장관이나 이런 교수나....답답하군요.

참여연대에서 추천해 사외이사 열심히 했다는 변호사...아니 누가 그런것 뭐라합니까...그것하고..금감위 겸직하고 무슨 상관입니까..왜 시민단체 욕먹입니까. 그렇게 잘났으면 계속 사외이사해서 재벌횡포나 막지..왜 사외이사는 그만두며 "관직"에 연연해 하는지...

.....

우리 사회....제가 앞서도 말했지만 아직 많은 것을 따지고 가야 합니다. 특히, 어디까지를 "합의된 사회정의"로 보아야 할지...(진보건 보수건) 제이름 석자에 교수자 붙어있다고 함부로 떠들면 곤란하지요....Fairness의 기준은 내가 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모두가 정하는 것이지요...내가 소수의견이 될 수도 있다는 겸허한 자세가 필요한 때입니다.

밤이 늦었습니다. 경제나 따지는 나약한 선비가 밖에서는 찍소리 못하고..지가 하는 홈페이지에 너절한 사설 늘어놓은 것...너무 씹으려 하지 마십시오. 저는 그래도 "지금이 좋습니다"...옛날 나보다 훨씬 더 용기 있던 학자들이 침묵할 수 밖에 없었던 어려웠던 시절..저는 그때 공부를 한답시고 외국에 나가 있었습니다. 그 당시에 지금의 저처럼 떠들었다간..쥐도새도 모르게 순식간에 신체불구자가 됐을 것입니다...

솔직히, 저는 제 할말을 하며 정부를 두려워 하지 않습니다...김영삼-김대중 정권이 이전의 군사정권과 다르다는 것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옛날이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은 우리 사회의 병든측면....옆사람 끌어내리기, 사촌보고 배아프기, 자기 생각을 남에게 강요하고 멋대로 남의 사고나 행동까지 지배하려는 지적 오만.....이런 세균들이 득실거리와 같은 주변 환경이 더 무서운 것이 아닌가요.

..제가 두려운 것운 이런 것들입니다. 조선일보나 기타 한국 언론에 대한 나의 입장이 바뀐 것 별로 없습니다..다만 "내가 이러니, 너도 이래야 된다" 는 식의 그릇된 행태를 나자신 범하고 있지 않느냐 (특히, 수업중에..지금도 이런 경향이 다소 있다고 자성하고 있습니다)에 대한 자성의 태도를 가지려는 겁니다.

같은 이유로, 누가 나를 설득하지 못한 상태에서 나의 사고와 행동을 지배라려 든다면 저 역시 몹시 서운하겠지요.

...어쨌든, 중요한 이슈입니다. 정보라는 것이 얼마나 많은 것을 왜곡할 수 있는지...소비자운동 수준이 아니라 인권운동으로 진화될 수도 있는 사안입니다.. 그만큼 모두들 신중하고 겸허하게 나오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