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미드를 다들 보는 것 같아서 이런 글이 얼마나 도움이 될 지 모르겠습니다만 일단 적어보겠습니다.
사실 미국드라마를 보는 게 그렇습니다. 그냥 드라마를 보는 것보다는 시간 낭비가 덜 되는 것 같고, 뭔가 공부를 안하고 있다는 죄책감에서 벗어나는 것 같고, 안되는 줄 뻔히 알면서 괜히 영어공부 되는 기분?
결론부터 말하면 방법에 따라 다르지만, 적절한 방법을 택한다면 영어공부에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문제는 적절한 방법을 택하기 힘들다는 것.
그럼 그 적절한 방법은? 한 번 정확한 내용을 파악한 다음에 무한정 반복하는 것입니다. 흔히들 영어공부 한다고 그냥 무한정 반복해서 듣는 경우가 있는데, 그러면 한 번 안들리는 것은 끝까지 들리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서 미드에 엄청 많이 나오는 표현 중 하나가 "fair enough!" 라는 표현입니다. '그래, 그게 이유로 참 충분하구나!, 그래 그 정도면 됐어, 그 정도 이유라면 당연하지, 나도 충분히 너의 뜻을 알겠어,' 뭐 이런 정도의 어조가 들어간 표현입니다. 그런데 이 표현의 뜻을 모르면 누가 이런 말을 해도 절대 들리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자막을 틀 때 영어자막과 한글자막이 동시에 있는 자막으로 우선 한 번 시트콤을 본 다음에 (모든 영어와 한글을 이해하고 난 뒤), 그 다음부터는 자막을 끄든지, 동영상 파일을 mp3로 변환해서 듣든지간에, 소리는 무한정 반복해서 듣습니다. 지하철 왔다갔다 하면서 mp3 만 들어보세요. 20분짜리면 2주~1달 정도면 저절로 다음 대사를 따라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과장광고 아니에요.
예전에는 이전에 소개했던 사이트인 dailyenglish.com 에서 미국 시트콤 프렌즈를 조금씩 했었는데, 벌써 2-3년 전부터 없어져버려서 딱히 소개할 만한 프로그램은 없네요. ^^;;;; 그 외 참고할 수 있는 교재(?)로는 EBS 귀가 트이는 영어나 기초 혹은 중급 생활영어 프로그램을 들으면 미드에 나오는 이런 생활영어가 많이 나오기 때문에 상당히 유익합니다. 이런 걸 듣다보면, 미드의 자막이 틀린 것을 꽤 많이 발견할 수 있는데 그 재미가 아주 쏠쏠합니다.
초기 영어공부에 가장 추천하고 싶은 미드는 '위기의 주부들 desperate housewives' 입니다. 발음이 매우 선명, 깔끔하고, 무엇보다 속도가 아주 느립니다. 그리고 내용도 재미있습니다. 그 외 생활영어에 써먹기 좋은 것은 sex and the city 인 것 같습니다. 하우스, ER 과 같은 의학드라마 혹은 빅뱅이론(물리학 전공하는 애들이 주인공인 시트콤) 같은 것은 재미는 있으나, 전문용어가 너무 많이 나오기 때문에 영어공부에는 별로입니다. 영어공부와 별개로 소개하는 미드. the west wing은 미국 백악관을 중심으로 그려진 드라마입니다.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미국대통령이 나오고, 정책과 관련된 이야기들도 많이 나와서 재미있게 볼 수는 있으나, 대사가 너무 많아서 '위기의 주부들'에 비하면 속도가 2배쯤 된다고 보면 됩니다. 대사를 한 번 따라해서 보세요. 숨막혀서 못봅니다.
이처럼 재미있는 드라마가 너무 많기 때문에 적절한 방법을 택하기 힘듭니다. 드라마 하나를 계속 보고 외우는게 아니라 다음 드라마, 다음 에피소드를 보게 되는 것이지요!!!! 제가 몇 년 동안 본 미국드라마는 수십개이지만 전체 대사를 외운 에피소드는 딱 하나!입니다. 그래서 결론은 미드로 영어공부하는 건 추천하지 않습니다..... ㅋㅋㅋ
그래서 저는 그냥 break time을 이용해서 머리 식힐 때 한 두편씩 보곤 하지요.
그저 그런 한국드라마 보는 것보단 스토리 자체도 그렇고 영어 감각을 자연스럽게 익히는 데 꽤 괜찮더라구요!!!
아, 그리고 '빅뱅이론' 은 GRE공부하시는 분들은 어느 정도 공부가 되시면 꼭 보세요~
공부를 열심히 하셨다면 들리는 단어가 많아서 아마 재밌게 보실 수 있을 거에요!!! ㅋㅋ